화정선행녹

화뎡션행녹 권지칠 서문

화정선행록(和靜善行錄-또는 花靜善行錄)이라함은 장서각 소장 한글 궁체 소설 이본(二本)중 하나로 15권 15책의 흘림본과 전권의 수를 알 수 없으나 유일하게 7권만 전하는 정자본을 말 한다. 
전체적인 소설의 경개(梗槪)는 송나라 천희(天禧1017~1022)년간의 북송의 3대째 황제 진종황제 시대를 배경으로 한 혼인을 주제로 한 무용담이다. 항주에 임표라는 처사의 소개로 시작한다. 임표라 하는 은거처사는 진씨 부인에게서 삼남 이녀를 두는데 첫째는 창연 둘째는 경연 셋째는 성연이다. 창연이 열 세 살에 종남산에 사는 풍방씨의 딸과 정혼하고 과거에 급제하여 화순공주 부마로 임명된다. 황제는 공주를 창연과 혼인시켜려 하나 때마침 교동국의 반란으로 소죽헌과 출전하게 되므로 공주와의 혼사를 피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임창연과 정혼한 풍공은 시랑 김환의 딸을 며느리로 맞이하는데 사돈인 김시랑이 죽자 그의 아들 김성광을 데려다 기른다. 김성광은 흉악한 인물로 오히려 풍소저를 흠모하여 납치하려다 풍소저는 이를 뿌리치고 도망하다 연못에 빠져 자결하게 된다.
출전하였던 임부마는 귀국하고 황제의 딸 화순공주와 혼인하기에 이른다. 한편 물에 투신한 풍소저는 용왕의 도움으로 살아나 영취산 이허도인으로부터 병법과 도술을 배워 위기에 빠진 임창연을 구해주는데, 
황제는 공이 큰 풍소저를 양녀로 삼아 화정공주의 직첩을 내린다. 본 소설의 제목은 바로 풍소저의 선행록이란 뜻이다. 
본 7권째의 이야기는 전권중 절반의 이야기로 한창 이야기가 무르익는 시점이다. 7권의 내용은 형부시랑 이현이 부인 표씨로 부터 2남 1녀를 두고 죽는데 이현은 인물은 빼어났지만 심사가 간특한 곽씨라는 여인을 재취로 맞이하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이시랑이 소흥문을 하나밖에 없는 딸의 사위로 마지하려 하자 곽씨는 소원수가 자는 방에 시비를 들여보내 방해하고 오히려 딸 이소저를 이시랑이 죽자 오백냥의 은전을 받고 팔아넘긴다. 하지만 이소저는 기미를 알아차리고 산사로 도망하여 소원수로부터 구원을 받는다는 내용이 7권의 줄거리다. 
소설의 전체 줄거리는 화정공주와 임원수, 이소저와 소원수 모두 좋은 결말을 얻어 행복하게 여생을 누린다는 전형적인 권선징악형의 대하소설이다.
책 15권 말미를 보면 후편이 전하는 듯 하나 이제까지 발견된바 없다.
본 책의 텍스트로 삼은 정자본 제 7권은 자형이 매우 아름답고 정돈되었으며 형태가 크고 정자체의 원형을 고루 갖춘 보기 드문 자료다. 흔히 궁중자료는 필사의 용이함과 자체의 우아함을 십분 살리기 위해 흘림으로 기록한 저본이 대부분으로 이러한 정자본의 완미한 형태의 저본을 대하기는 그리 쉽지 않다. 
고문의 원형표현을 먼저 싣고 이어 현대적 해석을 부하였으며 어려운 낱말과 문장은 따로 빼어 주석에 표기하였다.                                
  -고은 지성룡

화설, 차공자 임경연의 자는 자영이니 부풍모습하여
신채 동인하고 기위 청현하여 대해의 노는 용이오 기
산의 깃들인 봉황이라. 호호한 문장은 태사천을  압
두하고 영녕한 신채는 조자건의 칠보성장을 낫게
여기니 문학지행이 일취월장하여 백형의 아
래 아니오 소부총재의 우이라. 선생이 과애하여 동
서로 미부를 택할새 방년 이십사의 허친함이
없더니 좌승상 문정공 이항의 녀로써 구혼하니
공이 고문벌렬함을 혐의하여 허할 뜻이 없으니 
형부인이 이소저의 현명을 아는고로 추밀을 


부풍모습(父風母習)-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을 빼어다 닮았다는 뜻.
신(神彩)동인(動人)-인물의 풍채가 뛰어나 사람을 움직이게 한다는 뜻.
태텬(太史遷)-사기를 쓴 사마천을 가리킴. 그는 태사공(太史公)이었다.
조건-위나라의 조식
칠보셩장(七步成章)-위 문제 조비가 동생 조식에게 일곱 걸음 걷는 동안에 시를 지으라는 명령에 시를 지었다는 조자건의 시 짓는 능력을 말 함.
고문벌렬(高門閥閱)-대대로 국가에 공훈이 많아 귀하게 된 신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