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야기문권지 3 흘림궁체

단아하고 예쁜 흘림궁체의 조야기문 권지 3 세종조의 기록 

궁체의 아담한 서체미를 감상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궁중 서체중 조형성이 독특하면서도 궁체 흘림의 특징을 가장 화려하게 갖춘 귀중한 자료 

조야기문 해제
여기 소개하는 조야기문은 조선숙종(肅宗) 재위기간에 문신 서문중(徐文重-1634-1709)이 실록 등에서 관련 자료를 모으고 주제별로 재분류하여 편찬한 기사본말체(紀事本末體) 사서이다. 총 열 개의 고사를 선정하였는데 정토고사,과식고사,관방고사,의장고사,제도고사,경비고사,포총고사,국조대사기,변개종계,개역저사등에 관련한 고사를 재미있게 수집 분류하여 엮은 책이다.
장서각이나 규장각에는 엄청난 한글 궁체 자료가 소장되어 있지만 그 다양성 역시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조야기문’ 의 글체가 워낙 독특하여 여타 아담한 흘림궁체에 비견하여 평가하기 어려울 정도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활달한 면이 없는 대신 오목조목한 형태는 오히려 사랑스럽고 그 풍비한 자체는 어느 자료에서도 볼 수 없는 유일무이한 묵적이다. 궁체로서의 완벽성을 지녔다기 보기는 어렵지만 한 필자의 충분한 개성을 감상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보기 드문 자료로써 단아한 궁체로는 조금도 손색이 없는 자료다. 또한 아래에 충분한 자료의 설명을 부연하지만 단지 궁체의 모본으로써만이 아니라 내용에 있어서 매우 재미있는 역사의 고사를 아울러 접할 수 있는 기회라 본다.
조야기문의 편찬자 徐文重의 국문본 『朝野記聞』은 23권 23책 47개 항목의 기사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제 23책에 수록된 「丙戌獄事」를 제외한 「國朝年表」에서 「辛巳獄事」까지의 기사는 내용•배열순서•항목구분에 있어서 10권 10책의 한문본 『朝野記聞』과 매우 흡사하다.  국문본 『됴야긔문』은 한문본을 저본으로 하여 번역과 자료 추가 작업이 동시에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제 1책부터 제 3책까지는 국가의 제도 및 의례 등 관련 자료를 연대기식으로 배열하였다. 제 4책부터 23책까지는 항목별로 제명을 설정하고, 사건의 발생•진행•결말의 순서에 따라 관련 자료를 재배열하였다. 또한 사건이 종료된 이후에도, 후대의 재평가가 이루어진 경우 이를 가감 없이 해당 자료에 편입하였다. 수록 범위는 1368년(공민왕 17)을 상한으로 1707년(숙종 32)을 하한으로 하였다. 대부분 국가의 통치 행위와 관련된 문제들이 중심 내용을 구성한다. 예컨대 세종의 야인 토벌기를 다룬 「西邊征討」, 세조의 비정상적인 왕위 승계를 다룬 「乙亥獄事」, 사림의 정계 진출 시도와 좌절을 그린 「戊午史禍」•「己卯士禍」, 대외 정세 흐름에 둔감한 조선 조정과 이로 인해 발발한 「壬辰兵事」•「丙子虜亂」, 복제 논쟁과 당쟁사의 부침을 다룬 「己亥服制」, 장희빈과 남인 일파의 몰락을 다룬 「辛巳獄事」•「丙戌獄事」 등이 이에 해당하는 사례이다.  여기 소개하는 조야기문은 제 3권부터인데 본격적인 고사 내용의 전개를 소개하기에 가장 적합한 부분이라 생각되어 선정한 것이다. 아름다운 궁체의 멋과 역사적 고사를 아울러 이해하고 또한 고문의 독해능력도 읶혔으면 하는 생각이다. -고은 지성룡

셰종 원년 긔(世宗元年 己亥)의 왜(倭)적이 
쥬(海州) 에오니 졀도
 니검(李思儉)이 술과 로 호궤야 물러가니 샹왕
이 오샤 만일 소졔티 못고 양 침노 바
드면 엇디 (漢)이 흉노(匈奴)의게 욕봄과 다리오. 즉시 
명샤 쟝쳔군(長川君) 니죵무(李從茂)로 도톄찰 삼아 듕
군을 거리고 우부(禹傳)등 십 인으로 좌우군을 거리
고 삼도 병션 이 쳑과 하번 갑와 인 부 
한냥 향니와 냥반 듕 능히   쟈 됴발
여 뉴월의 다 보래돌(見乃梁)의 모도게 고 발
 샹과 샹왕이 한강(漢江) 졍북의 가 젼송시고

현대어 풀이
세종 원년 기해(世宗元年 己亥)에 왜(倭)적이
 해주(海州)를 에우니 절도
사 이사검(李思儉)이 술과 쌀로 
호궤(犒饋)하야 물러가니 상왕
이 가라사대 만일 소제(掃除)치 
못하고 매양 침노를 받
으면 어찌 한(漢)이 흉노(匈奴)에게 욕(辱)봄과 다르리오. 즉시 
명하사 장천군(長川君) 이종무(李從茂)로 도체찰사를 삼아 중
군을 거느리고 우부(禹傳)등 십 인으로 좌우군을 거느리
고 삼도 병선 이백 척과 하번(下番) 갑사와 재인 해부 
한량 향리와 양반 중 능히 배 타는 자를 조발(調發)
하여 유월에 다 보래돌(見乃梁)에 모으게 하고 발행할
새 상과 상왕이 한강(漢江) 정북의 가 전송하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