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첩금낭 고은(古恩)전에 붙이는 자서(自敍).
저자 고은 지성룡의 자서(自敍).
서예에 흥미를 잃어갈 무렵,
찾아온 병마(病魔)의 시련은 내게 마지막 삶의 소명을 주었다.
위기를 넘기고 퇴원 후
문득 창가의 원고 뭉치들이
서늘함에 놀랐다.
마지막 미완의 순간을 확인하자
30년 성상에 바랜 원고들은
스러져갈 내 인생의 숙명만큼이나 처절해 보였다.
부랴부랴 디지털 작업을 끝내고
숙원인 개인전을 겸하게 되니
실로 감회가 새롭다.
30넌을 넘게 칩거 하며
서예의 쓰고 단맛이 다 무엇인지 모르고 지내다 보니
세월은 덧 없이 흘렀고 귓가에 서리만 앉았다.
이제 개인전 이랍시고 몇점 내 눟음이
여간 부끄럽지 않으나 어찌하랴.
오늘의 발표전이 내 기예의 표출이기 앞서
내 인간적 삶의 전부를 쏟아붙는 장 이어니,
제현에 바라는 마음이
어줍쟎은 서예작 몇 점에 국한 할 것이 아니라
수십년 세월의 무지한 고집이 일구어낸 ,
"비첩금낭"의 평가에 머물러 주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기익진이인부지(技益進而人不知)라,
기예는 익(益進)할수록 남이 알아 보지 못한다 했거니,
과연 종자기 만한 지음(知音)이 하나라도 있었으면~
선배제현의 질정과 고무로
절현(絶弦)하는 일이나 없고저 .
2015. 4.1 지성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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